디스커버리 스포츠(Discovery Sports)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2008년 포드와 결별한 후 JLR에게는 프리랜더 대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했다. 당시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를 위한 더 큰 D7u 아키텍처에 모든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던 이 회사에게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소형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JLR은 가로형 엔진 배치 레이아웃을 갖춘 EUCD ‘왜건’으로 시선을 돌렸고, D8 JLR 플랫폼으로 알려진 LR-MS 아키텍처에 많은 변화가 이루어 짐으로써 그 결과 2011년 레인지로버 이보크, 2017년 재규어 E-페이스에 채택되었다.
미국에서는 LR2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프리랜더 2는 2006년 출시 이후 훌륭하게 판매되었지만, 메인 브랜드 이미지와 다소 단절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JL 내부에서 추가 브랜딩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대한 많은 논의 끝에 동사 브랜드 중 레인지로버, 디펜더, 디스커버리 중 하나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하게 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레인지로버의 ‘친척’이었던 것과 같이 새로운 프리랜더를 동사에서 잘 알려진 디스커버리의 콤팩트한 버전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게다가 시장은 활발하게 변하고 있었다. 수많은 소형 SUV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고 프리랜더는 새로운 모델들, 특히 아시아에서 개발 및 생산된 모델들 사이에서 주체성과 시장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CB40(Canley Building 40) 크로스오버는 유럽에서의 이 세그먼트의 첫 번째 모델이었지만, 더 큰 제조사들의 다양한 모델과 많은 마케팅 예산이 투입된 새로운 모델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만큼, 더 늦기 전에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디스커버리 L319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7인승 레이아웃으로, 소득이 높은 중산층 가족에게 뛰어난 유연성과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디스커버리를 다운사이징한다고 가정하면, 아이들을 위한 3열 좌석을 유지한다면 Opel Zafira, VW Touran 또는 Ford S-Max 등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Gaydon은 랜드로버와 같은 고급 브랜드가 디스커버리 하위 브랜드로 이 세그먼트에 진입할 경우 그들의 매력적인 대안으로써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결과 디스커버리 스포츠 L550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계획은 D8 플랫폼의 전면을 이보크와 공유하고 후면은 3열 플로어 폴딩 시트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휠베이스는 2,741mm(108인치)로 80mm 늘어났으며, 새로운 멀티링크 독립 서스펜션 설계 덕분에 7명의 승객과 더불어 무거운 짐의 하중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뒷좌석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새로운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기여되었고, 일부 부품은 L550(=디스커버리 스포츠)에 그대로 사용되었다. 2열 시트는 앞뒤로 움직여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최대화하거나, 최소한의 공간만 남겨 더 어린아이들을 위한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목적 소형차”라는 입장에서 닛산 패스파인더, 오데온(Odeon)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볼보 XC60, BMW X3와 경쟁할 수 있는 소형 SUV 형태가 되어 버렸다. 초기 엔진 라인업은 PSA 및 포드와 공유하고 있는 240마력의 2리터 가솔린엔진 또는 이보크에 탑재된 190마력의 SD4 디젤엔진을 사용했는데, 이후 150마력 2.2리터의 TD4가 출시되었다.
디자이너들은 10가지 익스테리어 디자인 선택지를 마련해 놓았는데, 그중 하나가 메인 디자인으로 선정되어 콘셉트카로 출품되었으나, 몇 달 동안 비전 디스커버리 및 뉴-디스커버리(5세대) 콘셉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디스커버리 제품군 전체에서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새로운 ‘Flat Language’를 사용하는 등 대대적인 수정이 이루어졌다.
이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는데, 2017년까지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동사 전체 판매량의 28%(126,078대)를 차지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총 19만 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이는 회사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상황에서 탄생한 두 모델이 이룬 놀라운 성과 이기도 하다.
비전 디스커버리 컨셉(Vision Discovery Concept)
이 콘셉트는 2014년 4월 항공모함 인트레피드 호에서 열린 버진 갤럭틱 우주선 이벤트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당시 랜드로버는 우주 비행사와 관광객을 상업적으로 궤도에 데려다줄 계획을 하고 있는 이 회사와 후원 계약을 발표했고, 이 행사는 뉴욕 모터쇼에서 랜드로버 홍보용으로 사용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리처드 울리 지휘 아래 새로운 디스커버리와 동일한 스타일로 디자인되었으며, 마시모 프란셀라가 익스테리어를, 데이브 새딩턴이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이 콘셉트카는 더 부드러운 라인과 미학적으로 더 아름다운 표면으로 곧 출시될 디스커버리의 ‘Design Language’의 기본을 보여주었다. 가장 큰 변화는 더 높은 유리 라인과 더 ‘패스트백’한 C 필러로, 시각적 매력의 중심을 상당히 높게 끌어올린 것이었다. 계단식 지붕이 매끄러워지고 파노라마 윈도는 제거되었다. 가장 논란이 많았던 후면부는 확장된 루프 라인과 매우 깊은 리어 펜더로 인해 차량의 “후면”이 길고 좁아 보이게 만들어졌다.
익스테리어는 신형 디스커버리의 이미지를 밀접하게 따랐지만 인테리어는 훨씬 더 혁신적이었고, 모든 디스커버리 차량의 ‘특징’이 된 7인승 레이아웃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제조업체인 포글리조(Foglizzo)의 요트에 사용되는 흰색 가죽이 1/2열에 사용되었고, 3열은 짙은 파란색 누벅으로 마감되었는데,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